Ⅰ. 서 론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보건의료산업에서도 큰 패러다 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나 웨어러블 인터넷을 통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평가 및 중재 를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의 개발이 활발하다(Jung, Choi, & Lee, 2016). ICT 기술 기반 인지평가는 기존 지필 검사에 비해 평가 시행이 간편하며 평가 진행이 체 계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Demeyere, et al., 2021;Steele, Minshew, Luna, & Sweeney, 2007). 또한, 플 랫폼에 평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해석 또한 가능하다는 장 점이 있다. ICT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평 가는 원격치료(telehealth) 전달 모델을 만들기 위한 바 탕이 되기도 한다(Patel & Butte, 2020).
지금까지의 디지털 인지평가는 컴퓨터 기반의 평가가 널리 사용되어왔다(Parsons, 2015). 컴퓨터 기반의 전 산화 인지평가에 비해 태블릿 기반 평가는 시행이 간편하 고,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서 누구나 손쉽게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터치 함으로써 더 직관적인 반응을 할 수 있다. 인간-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Human-Computer Interface; HCI) 의 직관성의 장점은 평가 시 컴퓨터 인터페이스 사용의 미숙함으로 인한 혼란 요인을 배제하고 순수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Kemp, Hatch, & Williams, 2009).
디지털 기반 인지평가 개발 시에는 정확한 인지기능의 개념과 속성을 반영하는 이론적 패러다임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Della Sala, Baddeley, Papagno, & Spinnler, 1995;Trommer, Hoeppner, Lorber, & Armstrong, 1988). 인지기능은 집중력, 시지각, 작업기 억, 기억력, 실행기능 등과 같은 각각의 도메인으로 나뉘 는데, 장애에 따라 나타나는 인지기능의 프로파일이 다 르다(Crossley, et al., 2013;Lezak, Howieson, Loring, & Fischer, 2004).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일반 적으로 지각처리속도, 주의집중력, 작업기억, 시각기억, 언어기억, 언어이해, 언어 유창성, 추론 및 문제해결능력 등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인지적 결핍을 보인다 (Velikonja, Fett, & Velthorst, 2019). 특히 지적장애 아동의 경우 주의집중력, 작업기억, 및 실행기능에 어려 움을 나타내며, 자폐 아동의 경우 시지각처리, 작업기억, 및 실행기능의 어려움을 주로 보인다(Abdul Rahman, Carroll, Espy, & Wiebe, 2017;Iarocci & McDonald, 2006;Rusell, Hala, & Hill, 2003;Steele, Minshew, Luna, & Sweeney, 2007).
지적장애 아동은 일반적으로 주의집중력 길이가 짧거 나 주의력결핍이 두드러진다(Rhodes, Riby, Matthews, & Coghill, 2011). 이 같은 주의력 장애는 작업기억에 문제와도 관련이 깊으며, 작업기억은 중앙 집행처리를 담당하는 능력으로써 발달장애 아동에게서 빈번히 관 찰되는 인지장애 영역 중 하나이다(Alloway, 2010;Schuchardt, Gebhardt, & Maehler, 2010;Yerys, Wallace, Jankowski, Bollich, & Kenworthy, 2011). 지적장애 아동은 장기기억의 정보 인출 또는 정보 통합 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업기억의 문제를 나타내 기도 한다(Hornis, et al., 2017). 특히, 시각적 작업기 억력(visual sketchpad)보다도 청각적 작업기억력 (phonological working memory)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Hronis, Roberts, & Kneebone, 2017). 작업기억에 문 제가 있으면 인지 용량(cognitive capacity) 부족으로 인해 특정 과제 수행 시 일관된 탐색 전략을 사용하기가 어렵다(Danielsson, Henry, Ronnberg, & Nilsson, 2010). 지적장애 아동은 이와 같은 탐색 전략의 비효율 성 문제로 인해 학습 및 작업수행 기능의 저하를 보이기 도 한다.
이에 반해,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작업기억력, 지각처 리속도, 언어학습, 및 집행기능의 저하를 보인다(Rabiee et al., 2019;Verlikonia, et al., 2019). 특히 작업기억에 있어 언어 작업기억보다 시공간 작업기억에서 낮은 수행 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chuchardt, Gebhardt, & Maehler, 2010). 자폐 아동은 시지각 처리 과정의 비효 율성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특히, 글로벌-로컬 시각정보 처리 과정에 있어 두 처리 과정의 전환 및 통합의 어려움 을 보인다(Happe, 2005; Kimchi, 1992). 이 같은 인지 적 문제는 아동이 시각적 정보 탐색 시 전체적인 이미지 를 처리하는 것이 어렵고 정보의 디테일 정보에 집착하 는 임상적 특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인지 적 결핍은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사회성 결핍 및 의사소 통 장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Rabiee et al., 2019).
집행기능은 하나의 단일기능(unitary function)으로 보기보다는 억제, 전환, 시작, 작업기억, 계획, 모니터링, 결정, 및 문제 해결 등과 같은 세부기능의 조화로 볼 수 있다(Danielsson, Henry, Messer, & Ronnberg, 2012; Denckla, 1996). 또한, 진단명에 따라 집행기능 세부기능의 각기 다른 프로파일 양상을 보인다.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적장애 아동은 집행기능 중 전환 (switching), 언어적 집행 작업기억(verbal executive loaded working memory), 및 유창성(fluency)에서는 비슷한 정신 연령 아동과 비슷한 기능 수준을 보이지만, 억제(inhibition), 계획(planning), 및 비언어적 집행 작 업기억(non-verbal executive loaded working memory) 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난다(Danielsson, Henry, Messer, & Ronnberg, 2012). 반면, 자폐 스펙트럼 아 동의 경우 집행기능 중 주로 계획, 인지적 유연성, 억제기 능의 장애를 보이며, 이와 같은 원인으로 아동의 상동행동 을 설명하기도 한다(Pellicano, 2012;Velikonja, Fett, & Velthorst, 2019).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폐 아동 의 마음이론(Theory of Mind; ToM) 문제도 집행기능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ellicano, 2012). 물론 집행기능을 자폐 스펙트럼 문제의 일차적인 인과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기능에 상당한 설명력을 가지기도 한다.
치료 중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평가를 통해 정확한 개 인별 인지적 특성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 로 종합인지평가(full battery)를 실시하는 것은 시행 시 간이 오래 걸리고 장애아동이 집중하여 평가에 참여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태블릿 기반의 평가는 자폐 스펙트럼과 지적장애 아동에서 공통 적으로 보이는 인지 결핍 영역만을 선택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장애 아동과 같은 발달장 애 아동은 공통적으로 주의력, 작업기억, 집행기능과 같 은 인지 영역의 발달 지연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huja, Martin, Langley, & Thapar, 2013; Alloway, 2010;Cui, Gao, Chen, Zou, & Wang, 2010; Hill, 2004;Schuchardt, Gebhardt, & Maehler, 2010). 본 연구에서는 발달장애 아동 군의 인지적 결핍 특성을 잘 나타내는지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및 정상발달아동 대조군 비교를 통해 프로파일 을 비교해보고자 하였다.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 아동의 경우 주의집중력 문제와 작업기억의 문제 외에는 지적 능력과 집행기능의 기능적 수준은 정상발달 아동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아동의 인지적 프로파일 은 자폐 스펙트럼 또는 지적장애 아동과는 다르다고 알 려져 있다(Ek, et al., 2007;Geurts, Verte, Oosterlaan, Roeyers, & Sergeant, 2005).
본 연구는 태블릿 기반의 인지평가를 통해 자폐 스펙트 럼, 지적장애, ADHD, 정상발달 아동의 인지기능 프로파 일을 비교함으로써 본 평가가 진단그룹에 따른 인지기능 상태를 평가하는데 변별력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자
본 연구는 장애 유형에 따른 인지기능 평가점수를 비 교하기 위해 만 4세~12세의 정상발달, 자폐 스펙트럼, 지적장애, 및 ADHD 아동을 포함한 총 80명을 대상으 로 평가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 대상자의 표본 수는 G*Power 3.1 Program을 활용하여 효과크기 .4, 유의수 준 .05, 검정력 .8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최소 76명이 산 정되었다. 탈락률을 고려하여 총 80명을 모집하였으며, 모집은 지역 초등학교 및 유관기관(병원, 복지관, 아동센 터, 체육관 등)에 모집 공고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장애아 동과 정상발달 아동의 선정기준은 아래와 같다. 평가 목 적 및 내용을 구두로 설명하고 아동과 보호자의 서면 동 의를 받았다. 본 연구는 동국대학교의 생명윤리위원회 (DUIRB-202009-04) 승인받아서 진행하였다.
1) 장애아동의 선정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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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 4세~12세의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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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문의에 의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 또는 지적장애 또는 ADHD로 진단을 받은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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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언어적 지시 따르기가 가능한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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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참여에 대한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아동
2) 정상발달아동의 선정기준
2. 연구기간 및 절차
연구 기간은 2021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약 4 개월간 진행되었다. 발달장애아동에 대한 이해가 있고 인지평가에 전문성을 가진 작업치료사 3명이 평가를 진 행하였고, 아동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동 친화적 리빙랩 또는 치료실에서 평가를 진행하였다. 아동이 평 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충분한 연습 기 회를 제공했다. 평가를 한 번에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 5~10분간 휴식 시간을 제공하였다.
3. 연구도구
1) 태블릿 기반 인지기능 평가
본 연구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장애의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의 영역별 프로파일을 측정하기 위하여 태블릿 기반 평가 앱을 사용하였다. 태블릿 기반 인지평 가는 문헌고찰을 통해 발달장애 아동에서 두드러지는 기 능 저하가 있는 8개의 인지 영역을 선정하였으며, 신경심 리학적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아동이 이해하기 쉽고 평가 참여 동기를 촉진하는 아동 친화적 인지기능 평가 앱이 다(Table 1). 평가항목으로는 작업기억 중 시공간 작업 기억(곰돌이 찾기), 작업기억용량(여러 개 곰돌이 찾기), 시각적 작업기억(바뀐 과일 찾기)이 있고, 시각처리기술 중 일치하는 시각처리기술(일치하는 나비꽃 찾기), 불일 치하는 시각처리기술(불일치하는 나비꽃 찾기)이 있다. 실행기능 중에는 계획기능(강아지 가족 연결), 반응억제 및 주의력(물고기 잡기), 억제기능(사탕 따기)이 있다. 각 항목별 만점은 10점이며 총점은 80점이다. 각 항목의 평가 시행 방식은 Table 1에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평가 시간은 아동의 인지기능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 균적으로 약 20분가량 소요된다.
4.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는 통계분석을 위해 Jamovi 1.6.23 프로 그램을 사용하였다. 인구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기 술통계를 사용하여 빈도, 비율, 평균, 표준편차를 분석하 였고, Kruskal-Wallis 검증과 카이제곱 검증을 사용하 여 집단 간의 성별 및 나이에 따른 차이를 비교하였다. 진단명에 따른 아동 집단 간의 인지기능 평가 결과를 비 교하기 위해 비모수 검증인 Kruskal-Wallis 검증을 실 시하였다. 아울러 어떤 그룹 간의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하여 Dwass-Steel-Critchlow-Fligner (DSCF)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에 참여한 아동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Table 2). 자폐 스펙트럼 장애아동 집단은 남자 21 (26.3%)명, 여자 3(3.8%)명으로 총 24명이었고, 평균 나이는 9.04 ± 1.68세였다. 지적장애 아동 집단은 남자 15(18.8%)명, 여자 5(6.3%)명으로 총 20명이며, 평균 나이는 8.8 ± 2.4세였다. ADHD 아동 집단은 남자 4(5%)명, 여자 3(3.8%)명으로 총 7명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7.86 ± 2.19세였다. 정상발달 아동 집단은 남자 21(26.3%)명, 여자 8(10%)명으로 총 29명이었고, 평 균 나이는 7.24 ± 1.7세였다. 집단 간의 성별, 나이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Kruskal-Wallis test와 카이제곱 검증을 실시한 결과 성별에서는 통계학 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나이에서는 통계학적으 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 < .01).
2. 진단명별 각 항목 평균점수 비교
각 진단그룹별 인지평가 평균점수를 꺾은선 그래프로 표시하였다(Figure 1). 모든 항목에서 정상발달 아동과 ADHD 아동에 비해 ASD 아동과 ID 아동 집단의 평균점 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1). 정상발달 아동의 인지평가 총점은 66.4(SD ± 6.98)이고, ADHD 아동 은 64.7(SD ± 5.41), ASD 아동과 ID 아동은 각각 44.1(SD ± 24.3)와44.5(SD ± 19.2)였다. 네 그룹 간 의 총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χ²= 22.41, p < .001).
총 8개의 모든 세부항목에서도 네 그룹 간의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Table 3). 4그룹 간의 가장 큰 통계적 차이를 보인 항목은 계획기능(강아지 가족 연결)(χ²= 22.69, p < .001, ε²= .287), 반응억 제 및 주의력(물고기 잡기)(χ²= 20.14, p < .001, ε²= .255), 작업기억용량(여러개 곰돌이 찾기)(χ²= 17.08, p < .001, ε²= .219) 순이였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작은 통계적 차이를 보인 항목은 불일치하는 시각처리기술(불 일치하는 나비꽃 찾기)(χ²= 8.77, p = .032, ε²= .111), 억제기능(사탕따기)(χ² = 13.62, p = .003 , ε²= .172) 와 시공간 작업기억(곰돌이 찾기)(χ²= 14.26, p = .003, ε²= .183)였다.
3. 총점 사후검정
인지평가 총점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집단에 대해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Table 4). 정상발달 아동에 비 해 ASD 아동(W = -4.730, p = .005)과 ID 아동(W = -6.005, p < .001)의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ADHD 아동(W = -1.162, p = .844)의 점수는 통계적 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ASD 아동과 ID 아동(W = -.200, p = .999) 및 ADHD 아동(W = 2.608, p = .253)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행의 차이가 없었으나, ID 아동 및 ADHD 아 동(W = 3.798, p < .05)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행 의 차이가 있었다.
4. 세부항목 점수 사후검정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평가항목에 대해 집 단 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Table 5). 시공간 작업기억(곰돌이 찾기)에서 정상발 달 아동에 비해 ASD 아동(W = -4.474, p = .008)과 ID 아동(W = -4.503, p = .008)은 통계적으로 유의미 한 수행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기억용량(여러 개 곰돌이 찾기)에서는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ASD 아동(W = -3.675, p = .046)과 ID 아동(W = -5.409, p = < .001)은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적 작업기억(바뀐 과일 찾기)에서는 ID 아동의 점수가 정상발달 아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W = -5.208, p = < .001).
일치하는 시각처리기술(일치하는 나비꽃 찾기)와 불일 치하는 시각처리기술(불일치하는 나비꽃 찾기) 모두 ASD 아동의 점수가 정상발달 아동보다 통계적으로 유의 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Wcongruent = -5.201, p = .001; Wincongruent = -3.605, p = .053).
계획기능(강아지 가족 연결)에서는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ASD 아동(W = -5.527, p < .001)과 ID 아동(W = -5.580, p < .001)의 점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응억제 및 주의력(물고기 잡기)에서 정상발달 아동 에 비해 ID 아동의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 = -5.560, p < .001). 억제기능 (사탕 따기)에서는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ASD 아동의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 = -4.950, p = .003).
Ⅳ. 고 찰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은 진단명에 따라서 각각 인 지기능의 프로파일이 다르다. 따라서 치료에 앞서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것은 아동의 중재 기초 자료로써 중요 하다. 발달장애로 분류되는 주 진단명인 자폐 스펙트럼 과 지적장애 아동은 시지각 정보처리, 주의집중력, 작업 기억, 집행기능과 같은 인지 영역에서 인지적 문제를 나 타낸다(Velikonja, Fett, & Velthorst, 2019). 대부분 임상에서 사용되는 종합인지평가는 시행 시간이 길고 아 동의 평가 참여 동기가 낮아서 시행하는 데 있어 여러 어 려움이 있다(Hsu, et al., 2021). 반면 태블릿 기반의 인 지 평가는 아동의 흥미를 자극하고, 수행한 평가 결과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저장하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관 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장애 아동과 같 은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 평가에 최적화된 태블릿 기반 평가를 통해 자폐, 지적장애, ADHD, 정상발달에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프로파일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본 태블릿 기반 평가가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 을 평가하는데 변별력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총점 및 모든 항목의 점수에서 4그룹 간의 평균점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χ²= 22.41, p < .001). 총점의 사후검정 결과, 정상 발달 아동과 자폐 (W = -4.730, p = .005) 및 지적장 애 (W = -6.005, p = <.001) 아동 간에 평균 총점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고, 정상발달 아동과 ADHD 아동 (W = -1.162, p = 0.844) 간에는 통계적 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본 인지 평가에서는 ADHD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과 상당히 비슷 한 수준과 인지기능 프로파일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 타났다.
ADHD 아동의 인지기능은 정상 발달수준 만큼 높거나 낮은 양극의 수준을 보인다(Ek, et al., 2007). 기능 수준 이 높은 ADHD 아동의 경우 인지기능이 정상발달 아동과 비슷하거나 때로는 특정 영역에서는 더 높은 기능 수준을 보인다(Moura, Costa, & Simoes, 2019). ADHD 아동 은 전전두엽-선조체 연결의 문제로 인한 주의력 결핍 및 집행기능의 문제를 보이는 것이 주 증상이다 (Antshel, et al., 2010;Krain & Castellanos, 2006). 본 인지평가 는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장애 아동과 같은 발달장애 아동 의 인지적 기능 저하를 나타내는 목적으로 개발하였고, 이 두 진단그룹과 관련 있는 인지 영역의 평가 패러다임을 적용하여 개발하였기 때문에 ADHD 아동에서 두드러지 는 특징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
대표적으로 자폐 아동에게서만 수행 저하를 보인 인지 평가 항목은 시각처리기술(나비꽃 찾기)과 억제기능(사 탕따기)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의 시각처리기술(나비꽃 찾기) 과제는 대표적인 글로벌-로컬 시지각 정보처리과 정 측정하는 Navon Task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글씨를 읽지 못하는 발달장애아동의 수준에 맞춰서 나비와 꽃 모 양으로 제시 자극을 디자인하였다. 글자 자극 대신 모양 자극을 사용해서 글로벌-로컬 시지각 정보처리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이미 타당한 방법으로써 알려져 있다 (Koldewyn, Jiang, Weigelt, & Kanwisher, 2013). 본 연구에서도 대부분의 발달장애 아동은 시각처리기술(나 비꽃 찾기) 과제 지시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본 연구 결과, 다른 진단그룹에 비해 오직 자폐 아동 군에서만 정상발달 아동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 한 평균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Wcongruent = -5.201, p = .001; Wincongruent = -3.605, p = .053).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폐 아동은 시지각 처리과정 에 있어 글로벌 처리과정(global processing)과 로컬 처 리 과정(local processing)에 주의를 배분하는 것이 어 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구조적 글로벌 편향보다 는 암묵적 로컬 정보처리에만 편향이 큰 것으로 나타난 다(Iarocci & McDonald, 2006). 임상적으로도 자폐 아 동은 시각적으로 특정 물체를 탐색할 때 국소적인 특성 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선호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데 본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고 볼 수 있다.
또한, 나비꽃 과제 내에서도 전체 큰 그림과 작은 요소가 일치하는 일치(congruent)조건과 불일치(incongruent) 조건 모두 자폐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 및 다른 진단그룹 아동에 비해 수행결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로컬 특징의 일치 조건과 불일치 조건 모두 동일한 수행을 보였다. 자폐 아동이 글로벌우선효과(global precedence effect)로 인해 불일치조건에서 글로벌 모양을 찾는 것 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결과는 같게 나타났 다(Plaisted, Swettenham, & Rees, 1999). 이는 본 인 지평가에서 제시하는 자극 제시 시간에 시간제한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글로벌우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평가 자극의 세부 조건에 따 라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보다 면밀하게 탐 구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자폐 아동에서만 통 계적으로 유의미한 기능 저하를 보인 항목으로 억제기능 (사탕따기) 항목이 있었다(W = -4.95, p = .003). 사 탕따기 과제는 집행기능 중 억제(inhibition)기능을 평가 하는 window task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한 평가항목이 다. Window task 패러다임은 유리병 속에 원하는 대상 이 부재일 때, 빈 유리병이 가리키는 효용성을 추론함으 로써 집행기능의 억제기능과 더불어 마음이론(Theory of Mind; ToM)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평가 패러다임이 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폐 아동이 정상발달 아동보다 이 과제의 수행 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usell et al., 2003). 마음이론은 행위를 유발하는 모든 마음 상태(믿음, 욕망, 의도, 상상, 감정 등)를 일컫는데, 자폐 아동은 이와 같은 능력의 결핍을 보이기 때문이다(Baron-Cohen, 2000). 같은 집행기능 의 억제기능을 평가하는 물고기 잡기 과제에 비해 사탕 따기 과제에서 오직 사탕따기 과제에서만 자폐 아동의 기능 수준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탕따기 과 제가 억제기능 및 마음이론을 모두 반영하는 평가로써 자폐 아동에게 더욱 민감한 평가로 간주할 수 있음을 시 사한다.
지적장애 아동의 경우, 인지평가에서 작업기억의 문제 가 다른 진단그룹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작업기억과 관련된 두 가지의 인지적 패 러다임을 적용하였는데, 하나는 Corsi block task 패러 다임(i.g.곰돌이 찾기)과 Change detection task 패러다 임(i.g. 바뀐 과일 찾기)을 사용하였다.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적장애 아동의 중등도에 따라 작업기억의 손상 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Schuchardt, Gebhardt, & Maehler, 2010). 본 연구 결과에서도 시공간적 작업기 억에서는 자폐 아동과 지적장애 아동 모두 정상발달 아 동에 비해 늦은 수행 수준을 보였으나, 작업기억 용량의 길이는 지적 아동에게서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는 지적장애의 중증도가 심하거나 연령이 높을수록 정상 발달 아동과 지적장애 아동의 작업기억용량의 차이가 크 게 나타난다는 기존연구결과와 일치한다(Schuchardt, Gebhardt, & Maehler, 2010). 작업기억의 용량은 전전 두엽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적장애 아동은 자폐아동에 비해 전전두엽의 기능장애로 인해 전반적 인지정보처리 의 비효율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Baddeley, 1998).
또한, 지적장애 아동의 경우, 반응억제 및 주의력(물고 기 잡기) 과제에서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 의미한 평균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W = -5.56, p < .001).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적장애 아동은 억제기능(inhibition) 및 간섭조절(interference control) 결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exkens, et al., 2014). 또한 지능 수준에 따라 억제기능의 결핍 정도 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Bexkens, et al., 2014). 연구의 반응억제 및 주의력(물고기 잡기) 평가항목의 결 과는 지적장애 아동의 인지적 결함을 잘 반영하는 것으 로 사료된다. 반면, 문헌에 따르면 자폐 아동은 상대적으 로 주의집중력 및 집중력(vigilance)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 평가의 물고기 과제에서도 자 폐 아동과 정상발달 아동 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 났다(Velikonja, Fett, & Velthorst, 2019).
정상발달 아동과 비교하여 자폐와 지적장애 아동 모두 수행 수준이 낮게 나온 평가항목은 시공간 작업기억(곰 돌이 찾기) 및 계획기능(강아지 가족 연결)이다. 자폐 아 동의 경우 작업기억 기능은 개인별 수준에 따라 다르다 고 보고하고 있다(Steele, Minshew, Luna, & Sweeney, 2007). 또한, 자폐 아동은 작업기억 평가 패러다임에 따 라 다른 평가점수를 보인다. 본 연구 결과에서 시공간 작 업기억(곰돌이 찾기)는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저하되어 있는 반면, 시각적 작업기억(바뀐과일찾기)는 정상발달 아동에서도 낮은 점수를 보였기 때문에 두 그룹 간에 변 별력이 없었다. 선행 연구결과에 따르면, Letter change detection task의 만 6~12세 아동의 수행 정확도는 약 80% 정도이며, 나이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 로 나타났다(Colbert & Bo, 2017). 본 연구 결과의 시 각적 작업기억(바뀐 과일찾기) 과제에서는 정상발달아 동의 수행의 정확도는 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에 참여한 정상발달 아동의 평균나이가 7.24세로 시 각적 작업기억 발달에 있어 다소 어렸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Change detection paradigm의 작업기억 과제 수행은 일반적으 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 기능 수준이 정상발달 아동 과 비슷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ynn, Luna, & O’Hearn, 2022).향후 연구에서는 바뀌는 물체의 속성 (색, 모양, 복잡성 등)에 따라 반응의 양상이 어떻게 다른 지 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Vanmarcke, Noens, Steyaert, & Wagemans, 2018).
반면, 작업기억용량(여러 개 곰돌이 찾기) 항목에서도 정상발달 아동의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개의 곰돌이 찾기 과제는 1~7개의 곰돌이를 찾는 과제이고 작 업기억의 용량을 측정한다. 작업기억의 용량은 대략 6~ 12개의 음절(syllable)까지 가능하며 작업기억 용량은 만 4세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지속해서 발달한다(Cowan, & Alloway, 1997;Gathercole, Pickering, Ambridge, & Wearing, 2004). 본 연구에 참여한 정상발달 및 장애아 동의 나이가 만 7~9세로 다소 어리기 때문에 여러 개 곰 돌이 찾기 과제의 점수가 모두 낮게 나왔다.
아울러, 집행기능의 계획(planning)기능을 알아보기 위한 강아지 가족 연결 평가항목은 대표적인 Trail making task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디자인하였다. 본 평 가항목에서는 정상발달 아동과 자폐 및 지적장애 아동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고, 반면 정상발 달 아동과 ADHD 아동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다만, ADHD 아동과 지적장애 아동 간에는 또한 유의미 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시공간 작업기억(곰돌이 찾기) 및 계획기 능(강아지 가족 연결) 평가항목은 정상발달 아동과 자폐 및 지적장애 아동을 구분 짓는 유용한 평가항목으로 사 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시각처리기술(나 비꽃 찾기)와 억제기능(사탕 따기)는 정상발달 아동과 지적장애 아동을 구분 짓는 유용한 인지평가 항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작업기억용량(여러 개 곰돌이 찾기), 반 응억제 및 주의력(물고기 잡기), 시각적 작업기억(바뀐 과일 찾기) 과제는 정상발달 아동과 지적장애 아동을 구 분 짓는 유용한 인지평가 항목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태블릿 기반 인지평가는 자폐와 지적장애 아동에게서 빈번하게 보이는 인지기능 저하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하였다. 특정 집단군의 선 별 민감성을 측정하기 위해 대조군으로 ADHD 아동 그 룹을 모집하여 평가하였다. ADHD 아동은 정상발달 아 동과 동일한 인지기능 프로파일을 나타냈고, 8개 항목 중 단 한 개 항목에서도 정상발달 아동과 통계적으로 유의 미한 기능 저하를 보인 항목이 없었다. 따라서 본 인지평 가는 ADHD 아동의 인지기능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적절 하지 않고 오직 자폐와 지적장애 아동에게만 유용할 것 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더 많은 표본집단 아동을 대상으 로 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특히나 각 진단그룹 간의 대 상자 수가 동일하지 못한 부분이 본 연구의 제한점이라 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더 많은 집단을 대상으로 태블릿 기반 인지평가의 타당성 및 신뢰도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폐, 지적장애, ADHD 아동 의 경우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인지기능의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중증도에 따른 세부 진단그룹으로 나누어서 인지기능 프로파일 양상을 비교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으 로 사료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태블릿 기반의 인지기능 평가를 개발하여 진단명에 따른 인지기능 프로파일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정상발달 아동에 비해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태블릿 기반 인지기 능 평가에서 전반적 인지 영역의 기능이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고, 반면 ADHD 아동의 경우 정상발달 아동 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상발달 아동 에 비해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시지각 처리 및 억제기능 의 항목에서 유의미한 기능 저하를 보였고, 지적장애 아 동은 작업기억용량, 시각적 작업기억, 반응억제 및 주의 력 항목에서는 유의미한 기능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나 타났다. 본 태블릿 기반 인지기능 평가는 자폐 스펙트럼 및 지적장애와 같은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 저하를 평가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보다 정밀한 타당도 및 신뢰도 검증을 통해 본 태블릿 기반 인지기능 평가가 발달장애 아동의 인지기능 수준을 알아보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